계약은 개시 시점의 모습 그대로 끝나지 않는다. 공사·설계 도중 고객은 범위를 늘리거나 줄이고, 새 설비를 더하며, 가격을 나중에 정하자고 한다.
기업회계기준서 제1115호는 이런 계약변경을 별도 계약·기존계약 종료 후 새 계약·누적조정의 세 가지 중 하나로 처리하도록 한다.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이미 인식한 수익을 되돌릴지, 앞으로만 반영할지가 달라진다.
특히 대가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변경의 처리가 까다롭다. 범위는 승인됐으나 증액 금액을 추후 협의하기로 한 경우, 계약변경이 성립하는지와 그 대가를 지금 반영할지를 판단해야 한다.
판정 기준은 다음 세 가지이고, 아래 핵심 개념 1.1~1.3에서 이 순서대로 확인한다.
| 판정 기준 | 요지 | 개념 |
|---|---|---|
| 계약변경의 성립 | 당사자가 승인했는지, 대가가 미확정이어도 정당한 기대가 있는지 검토 | 1.1 |
| 세 갈래 판단 | 별도 계약·종료 후 새 계약·누적조정 중 무엇으로 처리할지 구별 여부로 판단 | 1.2 |
| 변동대가·고객옵션과의 구분 | 겉보기 변동이 원래 계약 안의 변동대가나 고객옵션 행사인 경우를 구분 | 1.3 |
이 기준을 2차전지 셀 조립라인을 공급하는 자동화 설비 회사의 계약변경 사례에 적용한다.
1. 핵심 개념
1.1. 계약변경의 성립 (문단 18·19)
계약변경은 당사자들이 승인한 계약 범위나 가격(또는 둘 다)의 변경으로, 집행 가능한 권리와 의무를 새로 설정하거나 변경하기로 승인할 때 성립한다. 승인은 서면뿐 아니라 구두나 사업 관행으로도 가능하지만 법적으로 집행 가능해야 한다(문단 18).
집행력 없는 구두 요청뿐이고 승인 전이라면 그 변경은 반영하지 않고 기존 계약을 그대로 적용한다.
대가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변경도 계약변경일 수 있다. 대가가 미확정이라는 이유만으로 계약변경이 없다고 보지 않는다.
범위가 승인됐고 산업 관행과 과거 경험상 증액에 정당한 기대가 있으면 계약변경은 존재하며, 이때 변경대가는 변동대가 추정과 제약 지침으로 추정한다(문단 19).
신속처리질의SSI-38677 · 2021-07-27변경에 합의하였으나 변경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 수익 인식계약변경은 범위가 바뀔 때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이미 인식한 수수료를 반환할 수 있도록 가격 조건만 바꾸는 것도 계약변경이며, 통상적인 거래가격의 변동이 아니라 계약변경 규정으로 처리한다.
1.2. 세 갈래 판단: 별도 계약·종료 후 새 계약·누적조정 (문단 20·21·22)
성립한 계약변경은 세 유형으로 나뉜다. 먼저 별도 계약 요건을 본다.
구별되는 재화나 용역이 추가되어 범위가 확장되고, 계약가격이 그 추가분의 개별 판매가격에 특정 계약 상황을 반영해 조정한 금액만큼 오르면 그 변경은 별도 계약으로 처리한다 (문단 20). 추가분이 기존 재화·용역과 구별되는지는 문단 27로 판단한다 (문단 27).
신속처리질의SSI-38672 · 2021-01-28계약 변경 시 제공한 가격할인별도 계약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계약변경일에 아직 이전하지 않은 나머지 재화·용역이 그 전에 이전한 것과 구별되는지를 본다(문단 21).
나머지가 이전분과 구별되면 기존계약을 종료하고 새 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전진 처리한다. 나머지가 부분 이행된 단일 수행의무의 일부여서 구별되지 않으면(문단 29) 계약변경일에 진행률을 다시 계산해 누적수익을 증감하는 누적조정으로 처리한다.
신속처리질의SSI-38690 · 2018-06-10계약변경과 수익인식세 갈래를 가르는 축은 구별이다. 수익 인식의 회계단위가 각 수행의무이고 구별되는 재화·용역이 각 수행의무이므로(문단 22), 나머지가 구별되면 종료 후 새 계약(전진), 구별되지 않으면 누적조정(소급)으로 갈린다.
세 유형은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판단해 먼저 요건을 충족하는 유형으로 확정한다.
| 처리 유형 | 성립 조건 | 회계처리 | 이미 인식한 수익 | 근거 |
|---|---|---|---|---|
| 별도 계약 | 추가분이 구별됨 그리고 가격이 개별 판매가격 조정만큼 상승 | 기존계약과 분리된 새 계약으로 전진 인식 | 건드리지 않음 | 문단 20 |
| 종료 후 새 계약 | 별도 계약 요건 미충족 그리고 나머지가 이전분과 구별됨 | 기존계약을 종료하고 새 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전진 | 재배분하지 않음 | 문단 21 |
| 누적조정 | 별도 계약 요건 미충족 그리고 나머지가 구별되지 않음 | 계약변경일에 진행률 재계산·누적수익 증감 | 소급 조정 | 문단 21 |
1.3. 변동대가·고객옵션과의 구분
겉으로 대가나 수량이 달라진다고 모두 계약변경은 아니다. 설비 가동 후 고객이 처리량·가동시간에 따라 추가 정산하는 구조라면, 그것은 계약변경이 아니라 이미 약속한 준비상태 제공의 대가가 사용량에 따라 변하는 변동대가다.
고객의 사용은 그때마다의 새로운 구매결정이 아니라 계약 체결 시 이미 약속된 성과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고객이 구별되는 추가 재화·용역을 별도의 구매결정으로 취득할 권리(고객옵션)를 행사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새로운 약속을 수반하므로 새 계약으로 본다. 새로 발주한 별도 구매결정은 계약변경·새 계약의 영역이고, 사용량에 연동된 정산과는 성격이 다르다.
2. 사례: 셀 조립라인 — 계약변경 세 갈래
2.1. 배경
기업 A는 2차전지 셀 조립라인을 설계·제작·설치·시운전하는 자동화 설비 회사다.
A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B의 신설 공장에 셀 조립라인 1식을 96억원에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이 라인은 수십 개 모듈과 부품을 A가 하나의 결합산출물로 통합하는 것이어서, 기간에 걸쳐 이행하는 단일 수행의무로 진행률에 따라 수익을 인식한다.
착수 후 진행률이 40%에 이른 20X1년 하반기, B는 세 건의 변경을 요청했고 A는 모두 승인했다.
- 변경 ① (검사장비 추가): 라인과 별개로 완성 셀을 검사하는 독립형 검사장비 1대를 추가 발주했다. 이 장비는 라인 없이도 다른 설비에 붙여 쓸 수 있다. 개별 판매가격은 13억원이지만, A가 이미 B 공장에 상주 중이라 별도의 설치·운송원가가 들지 않아 그만큼(1.3억원)을 반영해 11.7억원에 합의했다.
- 변경 ② (라인 설계변경): 조립라인 자체의 목표 생산속도를 높이도록 핵심 모듈을 재설계한다. 증액 여부와 금액은 추후 협의하기로 하고 가격은 정하지 않았다. 이런 주문 변경은 업계에서 흔하며, A는 과거 B와의 유사 변경에서 증액이 승인돼 온 경험이 있다. A는 승인될 증액을 8억원으로 추정한다.
- 변경 ③ (포장설비 추가): 라인 끝단에 자동 포장·적재 설비 1식을 추가 발주했다. 이 설비도 독립적으로 기능한다. 개별 판매가격은 10.5억원이지만, B가 장기 거래관계를 내세워 추가 할인을 요구해 7.2억원에 합의했다. 이 할인은 현장 원가절감 같은 사정이 아니라 순수한 관계상 양보다.
2.2. 이슈사항
- 세 변경은 각각 계약변경으로 성립하는가? 대가가 정해지지 않은 변경 ②도 지금 반영해야 하는가?
- 각 변경을 별도 계약·기존계약 종료 후 새 계약·누적조정 중 무엇으로 처리하는가?
2.3. 실무해설
세 변경의 성립·구별·처리를 먼저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어서 표의 각 행을 이슈별로 해설한다.
| 변경 | 내용 | 구별 여부 | 가격의 성격 | 처리 및 거래가격 반영 |
|---|---|---|---|---|
| ① 검사장비 | 독립형 검사장비 추가 | 구별됨 | 현장 상주 원가절감 반영 = 개별 판매가격 조정 | 별도 계약: 11.7억원 별도 인식, 라인 불변 |
| ② 라인 설계변경 | 라인 자체 재설계(생산속도 향상) | 구별 안 됨 | 미확정이나 정당한 기대 → 변동대가 추정 | 누적조정: 제약 후 6억원 가산, 진행률 재계산 |
| ③ 포장설비 | 독립형 포장설비 추가 | 구별됨 | 관계상 추가 할인 = 개별 판매가격 조정 아님 | 종료 후 새 계약: 라인 미인식 대가+7.2억원 재배분 |
이슈 1 — 계약변경의 성립과 미확정 대가
세 변경 모두 B가 요청하고 A가 승인했으므로 집행 가능한 계약변경으로 성립한다(개념 1.1).
판단이 까다로운 것은 변경 ②다. 범위 변경(생산속도 향상)은 승인됐지만 대가가 아직 없다.
그래도 범위가 승인됐고 산업 관행과 과거 경험상 증액에 정당한 기대가 있으므로 계약변경은 존재하며, 변경대가는 변동대가로 추정한다(개념 1.1). A가 추정한 증액 8억원에 변동대가 제약을 적용해 되돌릴 위험이 없는 범위인 6억원만 거래가격에 반영한다.
이슈 2 — 세 갈래 처리
각 변경을 세 갈래(개념 1.2)에 위에서부터 대입한다.
변경 ①은 별도 계약이다. 검사장비는 라인과 독립적으로 기능하므로 구별되고, 현장 상주로 절감되는 설치·운송원가를 반영한 할인은 개별 판매가격의 정당한 조정이다(개념 1.2). 따라서 검사장비는 기존 라인과 무관한 별도 계약으로 회계처리하고, 이미 인식한 라인 수익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변경 ②는 누적조정이다. 라인은 A가 여러 모듈을 하나로 통합하는 결합산출물이라 재설계 부분을 따로 떼어낼 수 없어 구별되지 않는다(개념 1.2). 나머지가 부분 이행된 단일 수행의무의 일부이므로 계약변경일에 진행률을 다시 계산하고 그 시점에 수익을 증감 조정한다.
변경 ③은 견해가 갈린다.
- 견해 1: 포장설비는 라인과 구별되니 곧바로 별도 계약이다.
- 견해 2: 구별되더라도 가격이 개별 판매가격의 조정이 아니라 관계상 추가 할인이므로 별도 계약 요건(문단 20의 가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다만 포장설비가 이전분과 구별되므로 기존계약을 종료하고 새 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전진 처리한다.
견해 2가 타당하다. 별도 계약이 되려면 가격 상승분이 개별 판매가격에 특정 계약 상황을 반영한 조정이어야 하는데, 관계 유지를 위한 임의의 양보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변경 ③은 종료 후 새 계약으로 보아, 나머지에 배분할 대가를 원계약의 미인식 대가에 포장설비 대가(7.2억원)를 더한 금액으로 산정하고, 이미 인식한 라인 수익은 다시 배분하지 않는다.
한편 변경 ①·③은 B가 새로 발주한 별도 구매결정이므로 계약변경·새 계약의 영역이고, 사용량에 연동된 변동대가나 고객옵션 행사와는 성격이 다르다(개념 1.3).
2.4. 결론
이슈 1
세 변경 모두 승인돼 계약변경으로 성립한다. 대가가 미확정인 변경 ②도 정당한 기대가 있어 계약변경이며, 추정 증액 8억원에 제약을 적용한 6억원을 거래가격에 반영한다.
이슈 2
변경 ①은 별도 계약(검사장비 11.7억원 별도 인식, 라인 불변)으로 처리한다.
변경 ②는 누적조정(계약변경일에 진행률 재계산·누적수익 조정)으로, 변경 ③은 종료 후 새 계약(라인 미인식 대가에 7.2억원을 더해 재배분, 라인 기인식 수익 불변)으로 처리한다.
3. 실무 체크포인트
- 변경이 당사자에 의해 승인되고 집행 가능한가? 승인 전이거나 집행력 없는 구두 요청이면 기존 계약을 계속 적용했는가?
- 대가가 미확정이어도 증액에 정당한 기대가 있는가? 있다면 변동대가로 추정하되 제약을 적용해 되돌릴 위험이 없는 범위만 반영했는가?
- 추가분이 기존과 구별되고, 가격 상승분이 개별 판매가격에 특정 상황을 반영한 조정인가? 둘 다면 별도 계약인가?
- 별도 계약이 아니라면, 나머지가 구별되어 종료 후 새 계약(전진)인가, 구별되지 않아 누적조정(소급)인가?
- 종료 후 새 계약이면 이미 이전한 부분에 재배분하지 않았는가? 누적조정이면 계약변경일에 진행률과 거래가격을 다시 계산했는가?
- 겉보기 변동이 실은 사용량에 연동된 변동대가나 고객옵션 행사일 뿐, 계약변경이 아닌 것은 아닌가?
Summary
-
계약변경은 세 물음으로 판단한다. 먼저 당사자가 승인했는가(문단 18). 승인되지 않았다면 기존 계약을 그대로 적용한다.
-
다음으로 별도 계약인가(문단 20). 구별되는 추가분이 개별 판매가격 조정만큼 올랐다면 별도 계약이다.
-
마지막으로 나머지가 구별되는가(문단 21). 구별되면 종료 후 새 계약으로 앞으로만 반영하고, 구별되지 않으면 누적조정으로 계약변경일에 소급 조정한다.
-
대가가 아직 없더라도 정당한 기대가 있으면 변동대가로 추정해 반영한다(문단 19).